더난출판 · 에세이
지름길을 두고 돌아서 걸었다
마흔 넘어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
박대영 지음
책 소개
바위틈에 피어난 들꽃에서 마흔 이후의 삶을 위한 이정표를 찾다 “몸이 전하는 수고스러움을 견디며 그저 두 발을 내딛는다” 흔히 생을 마감하는 순간이면 일생 동안 겪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빠르게 뇌리를 스쳐간다고 한다. 그 후에 ‘나’라는 존재는 어느 가수의 노래처럼 먼지가 되는지, 이집트의 신화처럼 육체를 벗어난 영혼으로서 긴 여행을 떠나는지 알 수 없다.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마침표를 찍는 그 순간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는 점이다. 그래서 인생은 살아있음 그 자체로 더욱 소중해진다. 그런데 가장 최후의 순간이 아니더라도 인생에는 각 시기마다 꽃이 피었다가 지는 일종의 작은 죽음들이 찾아온다. 유년 시절의 끝 무렵, 놀이터에서 마지막으로 그네를 타던 날을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. 하지만 그런 순간은 분명 존재했다.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는 점점 인생에 찾아오는 작은 죽음들을 분명하게 의식하기 시작한다.
목차
프롤로그_ 길에서 주워 백팩에 담아온 이야기
<b>제1장 계절을 알고 철이 든다는 것</b>
[파주 감악산 둘레길] 제아무리 험해도 길은 길일 뿐
[문경새재 과거길] 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
[선자령 풍차길] 바람의 언덕에서 세상을 노래하다
[명성산] 억새와 춤을
[설악산 주전골] 아! 단풍이여, 단풍이여
[내변산] 길과 길 아닌 곳의 경계를 묻다
<b>제2장 어렵게 얻은 인생이라는 입장권</b>
[태안 솔향기길 제1코스] 걷는 과정을 즐길 줄 안다는 것
[온달평강 로맨스길] 온달을 다시 생각하다
[여주 여강길 제1코스 옛나루터길] 흐르되 흐르지 않는 강물처럼
[함양 상림] 천년 숲의 숨결을 느끼다
[백화산 둘레길] 여행이란 무엇인가
[영덕 블루로드 B코스] 바다, 등대, 그리고 목이 메는 그리움
제3장 흔들면 흔들려야 안전하다</b>
[양평 대부산]자유는 자기라는 이유로 걸어가는 것
[태백 함백산 종주기]가을산, 붉음에 취하다
[지리산 둘레길] 제3코스 ①아! 지리산
[지리산 둘레길] 제3코스 ②아! 빨치산
<b>제4장 무수한 오늘이 가라앉은 길 위에서</b>
[함양 선비문화 탐방로]선비를 다시 생각하다
[남한산성 둘레길]무능한 리더, 절망하는 나라
[강화 나들길 제2코스(호국돈대길)]파도에 씻기지 않는 흔적
[수원화성 성곽길]정조의 꿈, 조선의 꿈
<b>제5장 고독하지만 외롭지 않다</b>
[군산 선유도 둘레길]섬은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
[금오도 비렁길]길의 원류를 찾아서
[제주 쫄븐갑마장길]고요의 강을 건너 오름을 오르다
[제주 올레길 제21코스]끝이 다시 시작이다
에필로그_ 길의 끝에서 다음 길을 생각한다
저자 소개
앞만 보고 달렸고, 그렇게 나이를 먹었다. 그러다 문득 중년이라는 고갯마루에 멈춰 서서 지나간 날들을 되돌아본다. ‘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.’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진 시기가 아마도 마흔 즈음이었을 것이다. 조금은 고달프고 아쉬웠던 삶의 여백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채워야 했다. 그 방법은 바로 느려도 늦지 않은 삶, ‘걷기’였다.
때때로 지름길을 두고 돌아서 걸어도 좋았다. 잊고 살았던 싱그러운 바람을 느끼며, 수줍은 듯 고운 들꽃의 미소에 화답하기도 하면서 걸었다. 그 길 위에는 새로운 삶이 있었다. 정겨운 사연들은 아마도 덤이었을 것이다. 길은 어디에나 있었고, 그곳이 어디든 걸어야 할 이유 또한 충분했다. 언젠가는 한적한 어느 산골에서 낮에는 밭 갈고 밤에는 별을 헤고픈 소망 하나를 보석처럼 품고 살고 있다.
도보여행가…라고 쓰고 겸연쩍은 웃음을 흘리는 중년의 사내. 이리저리 흘러온 삶이 못내 아쉬워 자다가 벌떡 이불 킥을 날리면서도,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철없는 남자다. 그래서 걷는다. 흔들리면서, 비틀거리면서도 가야 할 길을 잊지 않고 걸어간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뛴다. 그 길 위에 책이 있다. 흔들리는 나를 붙잡아주는 길 위의 도반. 오래된 지혜로운 이의 속삭임은 늘 어깨를 토닥이고 등을 떠민다. 산다는 건 여행이고 여행은 길이다. 길 위로 흩뿌려진 사연들을 주워 담으니 글이 되고, 책이 되는 즐거움에 미소 지으면서도, 부족함은 늘 아프다. 하지만 가시 박힌 손가락의 각성은 자신을 사랑하라 다그치며, 또 껴안는다. 길 위의 사유와 성찰은 인간을 묻고, 나를 물으니 그래서 인문학이 된다.
SBS에서 30년째 방송기자로 일하고 있다. 언젠가는 꽃피는 산골에서 낮에는 밭 갈고 밤에는 별 헤는 삶을 소망하며 살아간다. 지은 책으로 도보여행 인문 에세이 『지름길을 두고 돌아서 걸었다』가 있다.